젓갈이 안 들어간 김치는 동호김치가 최고인 것 같습니다.
신선도, 맛, 식감, 위생상태, 들어간 양념의 재료,
그리고 아이들도 충분히 잘 먹을 수 있을 딱 그 만큼의 순한 맵기 등등, 어느 면에서나 단연 동호김치입니다.
어른이 먹기에도 진땀이 날 만큼 너무 매웠으나 어떤 사정에서인지 맵기 조절이 불가능한 김치도 있었고,
무슨 보약에 쓸 법한, 이것저것 귀한 재료들을 넣어 담갔다고 하지만 김치가 다 익어가도록 너무 짜서
결국 찌게용으로만 쓰다 질려버린 나머지 절반 이상을 버려야 했던 것도 있죠.
국물이 거의 나오지 않는 퍽퍽한 김치(대개 맛김치로 썰어서 담근 것들 중에 이런 경우가 있던데요,
이런 김치는 발효 상태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당연히 맛도, 신선도도 쉽게 변질됩니다.)
심지어 어떤 환경에서 어떤 차림으로 김치를 담그고 포장을 하는지 위생상태가 의심스러운 것도 있었어요.
점점 높아지고 있는 채식에 대한 관심, 젓갈 자체를 선호하지 않거나 특유의 비릿함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물론 필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새우, 멸치 등 젓갈로 쓰이는 재료들에 대해 알러지나 아토피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김치에 젓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정말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렇다고 맛이나 신선도, 위생문제 어느 하나 포기할 수는 없지요.
지난 2년여 간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젓갈을 넣지 않고 만들었다는 김치는 거의 다 먹어 본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소비자의 입장에서 저의 경험으로 보아
그 모든 문제에서 벗어나 있으면서, 일관된 품질을 유지하며 소비자의 피드백에 호응하는,
믿고 주문할 수 있는 김치, '젓갈 없는 동호김치'였네요!
올해 마지막 주문을 드리면서 감사의 의미로 조금 긴 후기를 올려봅니다.
*. 참고로, 채식 김치라면서 맛을 더 좋게 하겠다고 꽃게 간장을 사용하는 곳도 있던데,
새우 알러지가 있는 사람은 대부분 게 성분에도 알러지를 일으킵니다. 같은 갑각류이니까요.